정원 안내는 문제없이 끝났다.
앤은 만족한 것 같다.
서쪽 아우레리아에서 계량된 꽃들을 신기한 듯 즐겁게 보며 돌아다녔다.
돌아갈 즈음에는 잊지 않고, 골랐던 꽃을 잘라 앤의 방에 장식할 수 있게, 정원사에게 부탁해뒀다.
이제 그녀가 방에 도착하면 기뻐해주겠지.
저녁 식사 전에 한번 방에 돌아가려고 했더니, 깜짝 놀랄만한 것과 만나게 되었다.
「……헉, 아직이다, 다시 한번 승부해라……!」
「곤란하네. 이미 숨을 헐떡이고 있잖아, 클라우스. 나는 이제 배고파졌고, 그만하고 싶은데……」
클라우스와 내 오라버니 에드아르트가 안뜰에서 승부를 겨룬 것 같다.
클라우스는 동쪽의 마법사가 사용하는 스태프를, 에드아르트 오라버니는 서쪽의 연금술사가 사용하는 완드를 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에드아르트 오라버니가 압승하고 있는 분위기.
역시 대단하세요, 오라버니.
아니, 어린애 상대로 적당히 해주세요. 20살 어린이.
안뜰의 잔디가 거의 파여있잖아요, 정말-!
「어라, 에리카. 네 쪽은 어땠니?」
에드아르트 오라버니는 나를 발견하자 「살았다」는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그 목소리에 클라우스가 움찔하고 몸을 떠는 것을 봐버렸다…….
보이고 싶지 않았겠지, 이렇게 호되게 지는 장면은.
「네, 앤님께서 굉장히 기뻐해 주셨어요. 두 분은 승부를 겨루신 건가요?」
「그래, 클라우스군이 실력을 시험해보고 싶다고 말해서, 이야, 클라우스군은 정말 우수해. 나는 방어밖에 못 했어」
「어머, 그러셨나요?」
정말이지 겸손도 참.
지나친 겸손은 빈정거림으로 들리니까 조심하는 게 좋아요, 오라버니.
아마 클라우스가 건 공격적인 마법을 전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무효화시켰겠죠?
「윽……!」
이것 봐, 클라우스가 몸을 떨면서 얼굴을 붉히잖아.
애초에 이 승부는, 어떻게 생각해도 클라우스쪽이 불리한 승부였다.
기본적으로, 마법사는 자유도와 변화에서는 훨씬 마법사를 웃돈다.
하지만, 그만큼 육체와 정신에 생기는 부담이 높다.
왜냐하면, 마법사는 구축한 주문을 자신의 몸에서 생성해 마법을 실행하기 때문이다.
미숙한 육체나, 불안정한 정신은 그 모든 것을 방해한다.
반대로,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켜 구성한 마법은 무서울 정도로 강력해진다.
연금술사는 미리 주문을 구축해 생성해놓은 마법을, 다양한 물질을 이용해 저장한다.
그리고, 나중에 필요에 따라 마법을 재생 실행시킨다.
몸 상태도 정신 건강도 관계없습니다.
문제는 상황에 대비해 준비를 제대로 했는지뿐.
위에 말한 것처럼, 충분히 물자를 저장한 연금술사 에드아르트와, 아직 육체가 완성되지 않은 마법사 클라우스는 애초에 승부가 되지 않는다.
참고로 나 에리카는, 아우레리아가에서도 보기 드문 열등생이다.
치명적이지만, 주문의 구축과 마법 저장을 할 수 없다.
간신히 다른 연금술사가 작성한 도구를 이용하는 정도만 할 수 있을 뿐.
사실 연금술사가 아니어도,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지만요……, 하하하.
괴롭다!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비호 아래에 있는 지금은 괜찮지만, 학원에 입학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
그건 일단 재쳐두고.
「두 분 다, 슬슬 저녁 식사 시간이에요. 준비를 하시는 편이 좋은 시간이 아닐까요」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오라버니와, 뻗어있는 클라우스에게 전했다.
「그렇다고 하는데, 클라우스군. 이 승부는 시간이 초과되서 무승부라는 걸로」
「……윽, 다음은 지지 않을 거니까……」
「아아, 그렇지. 나는 얼마 전에 학원시절 친구가 불러서 말이지. 저녁 식사 후에는 마법학원도시로 돌아갈 거야」
「뭐라고……!?」
「이야, 유감이네. 클라우스군」
오라버니가 오늘 밤 바로 마법학원도시로 돌아가는 건 나도 처음 듣는다.
클라우스는 에드아르트 오라버니가 이기고 도망치는 걸 가만히 봐야 되는 건가.
「갑작스럽네요, 적어도 하한의 손님들께서 계시는 동안에는 이곳에 계실 수 없는 건가요?」
「아무래도 급한 일이라. 내 몫까지 클라우스군과 사이좋게 지내줘, 에리카」
「네……? 네에」
그리고 에드아르트 오라버니는 떠나버리셨다.
나와 클라우스가 남겨졌다.
이건 거북한데.
클라우스를 살짝 보자, 노골적으로 노려보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면서 미소짓자, 더욱 노려본다.
「……방금 전에는 무례한 말을 해서 미안했다」
노려보는 게 아니라, 올곧은 눈으로 날 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괜찮습니다, 클라우스님」
「남에게 약함이 옮는 것 이전에, 나는 원래부터 약했던 것 같다」
클라우스는 풀이 죽은 강아지 같은 얼굴을 한다.
에드아르트 오라버니, 대체 무슨 짓을 하신 건가요……?
「너도 그 남자의 여동생이니. 뛰어난 연금술사겠지」
「아뇨, 저는 연금술사의 재능이 전혀 없습니다」
「……너희들은 그런 겸손을 좋아하는 건가?」
아아, 에드아르트 오라버니가 겸손하게 말한 다음이어서 의심스럽겠네.
「아뇨, 저는 정말이랍니다. 유감스럽게도, 몸 안에서 주문과 마법을 만들 마력이 방해를 받아버리거든요」
「……! 그런가, 그건 실례되는 것을 물어버렸군」
서쪽의 아우레리아에서도 조금 심각한 체질이지만, 동쪽의 하한이라면 꽤나 치명적인 체질이지.
갑자기 클라우스가 날 보는 눈에 동정심이 보인다.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보자 진심으로 장래가 불안해진다.
분명 원작 게임에서 에리카는, 이 부분에서 열등감으로 뒤틀려버린 거겠지.
「그렇지만, 아아…… 이건 물고 늘어지려는 게 아니라, 단순한 의문이다만, 네 주변에 굉장히 특이한 마법의 흔적이 느껴진다. 너 자신의 마력이 아니라고 한다면, 대체 무엇이 그 마법을 구성하고 있는 거지」
잠깐, 무슨 말이지?
「어머, 저는 전혀 몰랐어요」
나도 물론 아이템으로 방어용 마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곳은 아우레리아의 본거지.
내 집에서 그런 마법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신경 쓰이는군. 미안하지만, 조금 가까이 다가가도 괜찮은가?」
「네? 네에, 괜찮습니다」
클라우스는 그렇게 말하고, 내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그대로 나를 가만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흠……」
이런 걸로 아는 건가.
역시, 미래의 만능 마법사구나.
「알았다, 네 가슴 근처에서다. 뭔가 특수한 마력을 품은 악세서리라도 착용하지는 않았나?」
아아, 그건가--!
오라버니께 받은 성수석 목걸이.
「오늘 아침, 오라버니께 받은 목걸이에요. 그런 강력한 마법이 걸려있다니 처음 알았어요」
이걸 앤에게 보여주는 건 안되지만, 클라우스에게라면 문제없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목에 걸려있던 목걸이를 꺼냈다.
시간은 저녁 무렵.
어두워지기 시작한 공간에, 푸른 별처럼 빛이 쏟아졌다.
「……아름답군. 그래 이게 유명한 아우레리아의 별빛인가……」
「사이가 좋아지는 정도의 주술이 걸려있다고 들었습니다」
주술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진짜 매료였던 걸까?
클라우스는 홀린 것처럼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네 오라비의 마법은 아니군. 그뿐 아니라, 내가 모르는 계열의 마법이다. 하한의 마법도 아니고, 아우레리아의 마법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군」
「그렇네요, 이건 <내항자의 유적>에서 찾은 것이라고 들었어요. 어떤 고대 마법일지도 모르겠네요」
「<내항자의 유적>인가」
실수했다, 고 생각했다.
왠지 모르게 이 단어가 나오는 것 자체가, 그다지 좋지 않은 일의 예고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 돌의 마법적인 처리를 에드아르트 오라버니께서 알지 못하셨던 건 어째서일까요」
「나도 기분 탓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미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마법이라는 건, 상당히 희귀하다는 거다」
뛰어난 마법사인 클라우스니까.
마법 흔적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영시의 마안을 항상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알 수 있었던 거겠지.
그들의 마법은 무의식이어도 자동으로 발동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서쪽의 연금술사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는 대응할 수 없다.
에드아르트 오라버니가 이걸 눈치채지 못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건 그렇고 클라우스도 참, 꽤나 근자감이 넘치네~.
마법학원에 입학하기 전인데도 동서쪽의 마법을 모두 알고 있다고 단언하는구나.
「그런 것까지 알 수 있다니, 대단하시네요, 클라우스님」
「당연하다. 그것을 위해 전력으로 매일 단련하고 있으니까」
클라우스의 눈이 반짝하고 빛난 것 같았다.
재능이 넘치는 인간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호기심이 높고 탐욕적이란 말이지.
「나도 그 유적에 가보고 싶군. 에리카, 그곳으로 안내해줄 수 있나」
--이 흐름은, 안 좋은 예감만 드는데.
왠지 내 사망 플래그가 서는 기분이 든다.
게임에서는 앤이 <내항자긔 유적>의 악령에게 홀렸었다.
앤 대신 클라우스가 유적에 가면, 클라우스가 악령에게 홀려, 날 저주하며 죽일 거 같아~~!!
「무리에요. 그곳은 위험한 장소입니다」
「에드아르트는 문제없이 간 장소지 않은가? 나는 무리라고 말하는 건가?」
우와, 묘한 경쟁의식을 자극해버렸다!
그렇다고 말하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겠지.
어떡하지,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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